[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요동친 엔화…"지금은 한국과 싸울 때 아니다"라는 신호

입력 2019-08-05 16:17   수정 2019-08-05 16:1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일 글로벌 주요국 통화 값이 요동친 것과 맞물려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급작스런 엔화강세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5일 달러당 엔화 값은 한 때 105.80엔까지 치솟았습니다. 급작스런 엔화강세가 빚어진 것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이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중 무역 전쟁이 악화일로를 치달으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로의 쏠림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값은 오전 9시께부터 급속한 강세현상을 띄기 시작하더니 오후 들어선 줄곧 달러당 105엔대를 기록했습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5엔대를 기록한 것은 올 1월3일 달러당 104.79엔을 기록한 이후 7개월만입니다. 지난주 말까지만 하더라도 달러당 106엔대 중후반을 기록하던 엔화 값이 순식간에 껑충 뛴 것입니다. 글로벌 각 지역에서 불안한 소식만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가속화했고, 이에 따라 엔화 값이 뛰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과의 경제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뉴스, 엔화 값 급등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1.74%하락한 20,720.29까지 떨어졌습니다. 엔고 현상이 진행되면 일본 수출주들이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 것입니다.

갑작스런 환율변동에 일본 당국자들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본 재무성, 금융청 등 정부 간부들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관계자가 이날 급격한 엔고현상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다케우치 요시키 재무성 재무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시장이 다소 신경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과도한 환율변동은 경제·금융 움직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몸을 사렸습니다.

패권국가인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단기간에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은 세계 3위 경제대국이라는 일본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에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선택한 일본의 행동은 결코 현명하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은 한국과 일본이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이 전하는 경고음을 일본 정부가 듣고, 하루빨리 불필요한 경제 분야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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